모바일웹2011. 5. 9. 09:05

 

클라우드 컴퓨팅,

 

스마트기기 시장

 

판도 바꿀 촉매제

 

 

엘지경제연구원   이종근   2010. 8. 9

 

 

한 때 뜬구름 잡는 소리라는 비아냥을 듣기도 했던 클라우드 컴퓨팅이 최근 스마트 열풍과 더불어 B2C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 뿐만 아니라 다양한 스마트 기기에 적용됨으로써 관련 시장 판도를 변화시킬 새로운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웹 검색, 이메일, 웹하드, 증강현실, LBS,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클라우드 컴퓨팅 기반의 서비스라는 것이다. 이와 같이 클라우드 서비스는 이미 일반 사용자들 생활 속에 깊숙이 들어와 있는 친근하고 익숙한 서비스이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사용자가 비교적 저 사양의 전자기기로도 웹 접속을 통해 방대한 정보 및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이미 여러가지 형태로 제공되고 있어서 새로울 것이 없어 보이는 클라우드 컴퓨팅이 최근 스마트화와 더불어 재조명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클라우드 컴퓨팅, 향후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 견인 
 
그것은 무엇보다도 클라우드 컴퓨팅이 스마트폰 시장의 거침없는 성장을 가속화시킬 수 있는 촉매제로서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크게 세 가지 관점에서 그 근거를 찾아보자. 
  
① 킬러 애플리케이션의 확대를 위한 기반 
 
애플의 아이폰 출시와 더불어 실질적으로 형성되기 시작한 스마트폰 시장은 이제 도입기를 벗어나 최근 본격적인 성장기에 진입하였다. 스마트폰 도입기에는 얼리어답터(Early Adopter)를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되었기 때문에 몇 가지 특이한 기능만 갖추더라도 어느 정도의 시장이 조성될 수 있었지만, 성장기에는 대중들에게 확실하게 소구할 수 있는 동력이 필요하다. 
 
작은 휴대용 단말기에서 간단한 게임 뿐만 아니라 PC 수준 또는 그 이상의 기능을 구현할 수 있는 킬러 애플리케이션이 지속적으로 개발되고 상용화된다면 스마트폰은 한 단계 더 대중화될 수 있을 것이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이것을 가능하게 해주는 중요한 기반이 될 수 있다.  
 
실시간 통번역 애플리케이션을 예로 들어보자. 이 애플리케이션이 제대로 구현된다면 외국어에 미숙한 사람이라도 얼마든지 외국인과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고, 외국 TV 및 저널도 실시간으로 번역되므로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 실제로 구글은 51개 언어를 대상으로 실시간 통번역 솔루션를 개발하였으며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이 경우 방대한 데이터베이스(DB)가 필요할 뿐만 아니라 해당 DB에 대하여 지속적인 업데이트가 필요하기 때문에 스마트폰 등의 단말기에 DB를 모두 저장하는 것은 여러모로 비효율적이다. 이러한 비효율을 최소화시킬 수 있는 컴퓨팅 방안이 바로 클라우드인 것이다.  
 
물론 스마트폰을 통해 클라우드 기반의 킬러 애플리케이션을 원활하게 이용하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전송 속도가 보장되는 무선 네트워크 환경이 필수적이다. 왜냐하면 스마트폰 가입자는 월 평균 300메가바이트(MB)의 데이터를 사용해 일반 피쳐폰 가입자(14MB) 대비 20배 이상의 데이터를 이용하고 있고, 스마트폰용 클라우드 서비스가 확대될 경우 데이터 사용량이 폭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최근 주요 선진국을 중심으로 무선 통신 인프라 환경이 스마트폰 확산과 더불어 크게 개선되고 있다. 국내만 하더라도 통신사 주도의 와이파이존은 2011년 말까지 현재 대비 약 3배 이상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고 전송 속도도 크게 개선되고 있다. 그리고, 와이브로 적용 지역도 금년 중으로 중소 도시 및 주요 도로까지 확대할 예정이며, 주요 통신사에서는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경쟁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게다가 스마트워크, 그린IT 확산을 위해 정책적으로 통신 인프라에 대한 투자를 강화해 간다면 클라우드 컴퓨팅의 선제 조건이라고 할 수 있는 유무선 네트워크 환경은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② 기존 애플리케이션 스토어의 한계 극복 
 
현재 대부분의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은 특정 OS에 한정된 애플리케이션 스토어에서만 구매할 수 있다. 즉, 아이폰에서는 앱스토어에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야 한다. 개발자 입장에서는 스마트폰 OS 종류가 iOS, 안드로이드, 심비안, 블랙베리, 윈도우 모바일, 바다 등으로 다양하고 상호 호환이 안되기 때문에 각 OS에 맞게 모두 따로 개발해야 한다. 그러나, 클라우드 기반으로 웹을 통해 애플리케이션이 개발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개발자들은 OS에 구애 받지 않고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가 있으며, 사용자 입장에서도 OS 종류와 관계없이 웹을 통해 애플리케이션을 얼마든지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되면 앱스토어에 등재되지 않더라도 아이폰 사용자는 구글에서 개발한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작년 구글 보이스 사례처럼 앱스토어에서 거부되더라도 웹을 통해 고객들에게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할 수 있는 것이다.  
 
시장조사기관인 ABI리서치에 의하면 2013년을 정점으로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 시장은 감소세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그림 1>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애플리케이션이 특정 OS에 한정되는 이슈도 있지만, 무엇보다 애플리케이션 개발자들의 수익모델이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실제로 애플 앱스토어의 애플리케이션 중 수익을 창출하는 것의 비중은 1% 미만인 수준이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브라우저 방식의 모바일웹이 점차 발달할 가능성이 높으며, 이러한 경향은 이미 현실화되고 있다. 아이폰용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해 오던 온라인서점 알라딘은 플랫폼별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따른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애플리케이션 콘텐츠를 모바일웹 형태로 개편했다.  
 
물론, 애플리케이션이 모바일웹보다 화려한 화면 및 다양한 기능을 구현할 수 있지만 향후 HTML5<표 1>가 확산된다면 사용자 경험(UX) 측면에서도 모바일웹이 상당한 경쟁력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모바일웹은 말 그대로 웹 기반 서비스이기 때문에 클라우드 컴퓨팅과 불가분의 관계이고, 이런 점을 감안해 본다면 향후 3~4년 간 스마트폰 시장 대중화의 촉매제로서 클라우드의 역할을 짐작해볼 수 있다.  
  
③ 모바일 기기의 경박단소화 및 편의성 증대에 기여 
 
고객의 단말기 사용 관점에서도 클라우드 기반의 애플리케이션 도입은 환영할 일이다. 우선, 대용량의 스토리지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고, 클라우드 기반의 SaaS(Software as a Service)는 일반 S/W 대비 저 사양의 스펙을 요구하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단말기 자체의 크기를 소형화시킬 수 있게 된다. 현재 주요 제조사에서 투자하고 있는 OLED 기반의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기기가 향후 본격적으로 상용화될 경우, 플렉서블 디스플레이의 특성 상 경박단소화가 기기의 핵심 소구 포인트가 될 가능성이 높은데, 클라우드 컴퓨팅 개념을 적용한다면 많은 기능을 수행하면서도 기기 자체의 경박단소화는 가능해 진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저사양 H/W를 사용하면서도 고기능을 구현할 수 있다는 것은 단말기 가격 인하를 촉진시킬 수 있으므로 클라우드 서비스의 확산은 스마트폰 대중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양한 스마트 기기 출현을 위한 기반 마련 
 
클라우드 컴퓨팅의 또 다른 중요한 특성 중의 하나는 바로 기기 간 동기화를 통한 N Screen의 구현이다. 특정 기기에 국한되어 애플리케이션이 설치되고 데이터가 저장되는 것이 아니므로 클라우드에 연결된 기기에서는 언제든지 해당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할 수 있다. 즉, 클라우드 컴퓨팅은 스마트폰 시장의 확대와 더불어 TV, 태블릿PC 등 다양한 전자제품의 스마트화도 가속화시킬 수 있다.  
 
게다가 클라우드의 잠재력을 고려한다면 스마트 가전, 스마트 자동차 등 네트워크에 연결될 수 있는 모든 기기가 중장기적으로 스마트화의 대상이 될 수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 향후 스마트 기기 시장에서의 관전 포인트 
 
이와같이 클라우드 컴퓨팅은 향후 스마트 기기 시장 판도 변화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트렌드가 업계 전반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 미리 짚어 보자. 
  
● 초기 공격적 투자를 통한 선점 효과 
 
최근 주요 IT기업들의 투자 동향을 보면 “클라우드”라는 타이틀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았지만, 그 이면에는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 선점에 대한 속내가 보인다. 올해 연말이 되면 애플은 세계 최대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완공하게 된다. 지금까지 아카마이 등 외부업체를 적극 활용하면서 앱스토어를 운영하던 애플이 자체 데이터센터 건립에 10억 달러 이상의 비용을 투자하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공식적인 발표는 하지 않았지만 대규모 데이터센터 건립 후 아이폰, 아이패드 등의 스마트 기기와 아이튠즈, 모바일미 등을 활용하여 클라우드 서비스를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마치 좋은 자동차를 제조할 수 있는 기업이 자동차 성능을 확실하게 보여주기 위해서 직접 고속도로 건설에 대규모 투자를 하는 것과 비슷한 형색이다. 이미 클라우드 서비스와 관련하여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한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뿐만 아니라 국내외 주요 통신사, 인터넷 포털업체, 벤처업체 등은 기존 경쟁구도를 초월하여 증강현실, 대용량 웹하드, LBS 관련 애플리케이션 및 서비스를 앞다투어 출시하고 있다.  
 
IT 관련 다양한 업체들이 초기 클라우드 시장 선점을 위해 적극적 행보를 보이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클라우드 서비스는 안정성 및 보안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사용자 입장에서는 고객 수가 많고 검증된 업체를 선호할 가능성이 높다. 자칫 초기 시장을 장악하지 못할 경우 시장 판도를 뒤집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 즉, 클라우드 서비스에 있어서 초기 시장 선점 여부에 따라 업체 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둘째, 클라우드 서비스의 시장점유율이 기기 판매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클라우드 서비스는 스마트폰 뿐만 아니라 스마트화할 수 있는 다양한 기기 판매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기기 간 원활(Seamless)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N Screen을 구현하는 것이 클라우드 컴퓨팅의 주요한 특성임을 감안해 본다면 기기 제조사 입장에서도 클라우드 서비스에 신경을 쓸 수 밖에 없을 것이다.  
  
● 애플리케이션 개발자들의 움직임 
 
앱스토어 열풍이라고 하지만 앱스토어를 통해 대규모 수익을 올리는 개발자는 극소수이다. 시장조사기관인 인스탯의 분석에 의하면 애플, 구글 등 플랫폼 보유 기업의 이익은 늘어났지만 콘텐츠를 제작하는 개발자들의 수익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앱스토어 등재는 개발자 본인의 경력관리를 위한 것이지 돈을 벌기 위한 것은 아니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이다. 하지만, 클라우드 기반의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게 되면 개발자 입장에서는 기존 앱스토어 방식 대비 보다 많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게다가 OS별로 따로 개발해야 했던 기회비용까지 줄일 수도 있다.  
 
다만 최근 WAC 진행 상황을 보면 알 수 있듯이 플랫폼 표준화 여부가 난제라고 할 수 있다. 기존에 공고하게 형성되어 있는 OS 기반 플랫폼(예: 앱스토어) 대비 웹 기반 서비스가 더 많은 고객 및 개발자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표준화가 선결되어야 할 것이다. 개발자 입장에서는 더 많은 고객이 모이고 더 나은 수익모델이 있는 플랫폼을 선호할 수 밖에 없다. 향후 스마트 기기 시장이 성장할수록 애플리케이션 개발자들이 수익성 극대화를 통해 어떤 행보를 보일지는 지켜볼 일이다.  
  
● 핵심성공요인(KSF)의 변화 가능성 
 
스마트폰 시대로 진입하면서 H/W 역량 보다는 상대적으로 S/W 및 플랫폼 역량이 더 강조되는 경향이 있었다. 즉, 어떤 회사가 서드 파티(Third Party)로부터 더 많은 애플리케이션을 모을 수 있느냐가 중요한 KSF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그러나, 플랫폼 시장이 성숙기로 진입하고 웹 기반 클라우드 서비스가 확산될 경우 다시 한번 H/W 차별성이 KSF로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 주요 플랫폼이 보유한 애플리케이션 개수가 비슷해 지고, OS 종류와 상관없이 웹 기반으로 다양한 킬러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할 수 있다면 결국 H/W의 경쟁력이 다시 한번 주목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이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새로운 룰의 게임을 만들고 시장을 주도했던 것처럼 클라우드 서비스가 확산될 경우 새로운 KSF 등장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애플은 최근 대규모 데이터센터 건립, 모바일앱 강화 등의 행보를 보이고 있고 구글도 이미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을 위한 3대 서비스 역량을 모두 갖춘 상황이라서 새로운 게임의 룰을 만들 수 있는 기반은 확보했다고 볼 수 있다. 애플, 구글 등의 업체가 새로운 KSF를 만들어갈 수 있을 지 지켜볼 일이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굉장히 포괄적인 개념이지만, 최근 주요 산업별 비즈니스 모델이 점차 구체화되고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이 만병통치약은 아니지만, 클라우드 서비스의 잠재성을 고려해 본다면 향후 스마트 기기 시장 확대 및 업계 판도 변화를 위한 중요한 촉매제 역할은 분명히 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주요 전자업체들이 스마트폰 시장에 출발은 늦었지만 향후 스마트 기기 전반에 대한 주도권 확보를 위하여 클라우드 컴퓨팅를 새로운 기회로 승화시킬 수 있어야 하겠다.  <끝> 


Posted by 아이맥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