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웹2011. 5. 9. 02:35

진화하는 모바일 생태계 속에서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알람이 울린다. A씨는 일어나자마자 스마트폰으로 주가, 주요 뉴스, 스케줄을 확인한다. 출근길 자동차 시동을 걸면 스마트폰은 내비게이션으로 변신한다.

 

회사에 도착해 직원들과 회의를 하던 중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르자, 스마트폰에 일반 기입속도보다 1.5배 빠르게 글을 저장한다. 통합메시징 서비스 '소셜허브' 창을 열고 한곳에 모여 있는 SMS, MMS, 이메일, 캘린더, 메모, SNS 중 원하는 걸 골라 전송 혹은 저장한다. 회의 중 나온 의견을 중심으로 구체적인 사항을 논의할 새로운 미팅 대상자를 검색한다. 스마트폰으로 검색한 이들에게 일정과 주제를 알려주면 실시간으로 참석 여부에 대한 답이 돌아온다.

퇴근길. 마침 친구 생일이라 케이크를 사러 나섰다. 스마트폰으로 유명 케이크집을 찾았다. 케이크를 주문하는 동안 다시 스마트폰을 꺼내 전자책을 띄우고 읽다 만 부분부터 다시 읽기 시작한다. 지난 3월 23일 신종균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이 선보인 스마트폰의 미래상이다. 신 사장은 'What's S Life'란 제목의 비디오 시리즈를 통해 스마트폰이 가져올 생활 변화를 함축적으로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사실 이런 세상은 이미 기술적으로 도래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모바일 환경의 진화는 이미 상당히 진행됐기 때문이다.

진화하는 모바일 생태계 속에서 삼성전자는?

우선 삼성전자의 미래를 위한 선택을 가늠하기 전에 모바일 환경이 어떻게 변할 것인가를 짚어볼 필요가 있다. 전문가들은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한다. 현재 애플,
안드로이드 등의 플랫폼을 바탕으로 TV 등 생활가전은 물론 위치기반서비스 확대 등 융합시대가 열리는 이른바 '앱' 시대의 도래가 하나다. 다른 하나는 단일 플랫폼에 종속되지 않고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모바일 환경에서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모바일웹(Mobile Web) 시대의 대중화다.

 

모바일웹은 말 그대로 휴대폰을 포함한 다양한 모바일 단말환경에서 웹 기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개념. 이렇게 되면 어떤 업체의 플랫폼이 장착됐든 스마트폰 사용에 제약을 받지 않는다. 둘 사이에 어떤 차이가 있을까. 지금은 아이폰용으로 개발한 소프트웨어가 바다폰에서는 작동하지 않는다. 하지만 모바일웹에서는 안드로이드용 애플리케이션을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가 깔리지 않은 휴대폰에서도 즐길 수 있게 된다.

일각에서는 스마트폰의 미래와 관련, '앱' 시대가 점차 지고 '모바일웹' 시대가 뜰 것이란 전망이 흘러나오고 있다. 시장조사회사 ABI리서치는 최근 스마트폰
앱스토어에서 앱을 다운로드받는 횟수가 2013년 이후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기준 24억건을 기록했던 앱 다운로드 건수는 2013년 70억건을 정점으로 하락한다는 게 골자다. 하나의 앱스토어만 이용해야 하는 종전 OS 체제에 피로감을 느낀 사용자가 다양한 접속 루트를 갖춘 모바일웹을 선호할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애플리케이션 개발자 입장에서도 애플용, 안드로이드용, 바다용으로 각각 개발하지 않아도 돼 모바일 생태계가 더욱 활성화될 수 있다.

김진형 카이스트 SW정책연구센터 소장(전산학과 교수)은 "결국 '호환성'이 핵심열쇠가 된다. 비록 현재의 모바일웹은
유저인터페이스(User Interface)가 정적이고 느리지만 이 같은 문제점이 해결되면 훨씬 대중성이 강해질 것이다. 스마트폰 경쟁에서 뒤지는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이 업계 표준으로 HTML5(잠깐용어 참조)라는 강력한 웹 표준을 만들고자 시도하는 것도 진도는 느리지만 결국 모바일웹으로 갈 것이라는 믿음이 있어서다"라고 배경을 설명한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택할 선택은 크게 두 가지로 갈린다. '바다' 플랫폼 활성화를 통해 스마트폰시장은 물론 IT시장의 주도권을 갖고 오는 것이 첫 번째다. 박진수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전통적인 PC시장 매출분을 종국에는 스마트폰이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구글, 애플, 삼성전자의 관심은 스마트폰을 통한 PC시장 OS 선점이라는 목표에 집중돼 있다. 이를 통해 앞으로 스마트폰이 PC시장을 위협하게 되면 삼성전자를 포함한 각 업체들은 확대된 OS의 시장점유율를 통해 수익을 얻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하나의 시나리오는 삼성전자의 모바일웹 활성화다. 최근 삼성전자가 IBM,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
프리스케일 세미컨덕터, ST-에릭슨, 칩 디자인 회사인 암(ARM) 등 5개사와 함께 리눅스 기반 소프트웨어 개발회사 '린나로(Linaro)'를 설립키로 한 데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린나로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에 들어가는 OS, 프로그래밍 툴, 암 기반 칩의 주요 부분을 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린나로를 통해 모바일웹 기반을 구축하면 삼성전자가 애플에 내준 주도권을 되찾아올 수 있을 것이란 예상이 조심스레 흘러나온다.

삼성전자가 2007년부터 검색, 웹 솔루션 분야에 경쟁력을 갖춘 야후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 모바일웹을 활성화해나가고 있다는 점도 삼성전자가 모바일웹에 전력한다는 정황을 뒷받침한다. 삼성전자가 모바일웹상에서 야후 등이 보유한 다양한 콘텐츠를 구현하면 현재 '바다'가 지적받는 '콘텐츠 부족'이란 약점은 일정 부분 차단할 수 있다. NHN 등 국내업체와도 보다 원활한 콘텐츠 제휴가 가능하다.

물론 모바일웹 전략이 쉬운 것만은 아니다. 류한석 소장은 "삼성전자가 지속가능한 전략을 수립하고 모든 방법을 동원해 경쟁을 하더라도 아주 힘든
싸움이 될 것이다. 조직문화의 변화와 더불어 M & A를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라고 조언한다. 일각에서는 최근 HP에 인수된 웹OS를 보유한 팜을 삼성전자가 인수했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기도 한다. 더 나아가 야후와 전략적 제휴를 넘어 한 식구가 될 가능성도 흘러나온다. B애널리스트는 "가까운 미래에 웹 솔루션을 갖고 있는 IBM, 검색과 모바일웹 부문에 경쟁력을 갖춘 야후 등 그간 제휴관계에 있던 회사들이 삼성전자와 한솥밥을 먹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라고 조심스레 전했다.

단말기의 변화 : Thin vs Rich

삼성전자 스마트폰 단말기 부문에서도 변화 조짐이 예상된다. 개발 방향은 크게 두 가지다. 신용카드처럼 초경량화·단순화로 가는 것이 하나, 현재대로 휴대하되 다양한 기능을 보유하며 오락기능을 추가하는 식이 또 하나다. 이준정 미래탐험연구소장(공학박사)은 "스마트폰은 10년 후 신용카드 크기만큼 줄어들고 상의 왼쪽 주머니에 넣어도 불룩 튀어 나오지 않을 만큼 적당한 두께를 유지할 것이다. 사람이 담당할 수 있는 비서 역할까지 스마트폰이 감당할 수 있는 형태로 '스마트 에이전트' 기능을 수행하는 것이다. 사투리까지 해석해내는 통역 서비스는 물론 신체건강 측정 추적관리 및 건강관리, 개인 금융관리, 교통 및 이동정보관리 등을 담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를 가능케 하는 기술은
클라우드컴퓨팅과 디스플레이 기술이다. 클라우드컴퓨팅이란 응용 프로그램들을 데스크톱이나 서버가 아닌 외부 데이터센터에 저장해놓고 사용하는 기술. 강태진 삼성전자 전무는 "영화 마이너리티리포트처럼 허공에서 춤추듯 정보를 끌어올 수 있는 시대도 가능하다. 이는 클라우드컴퓨팅, 휘는 디스플레이 등 이미 기술이 받쳐주고 있기 때문에 생각보다 가까운 미래에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럴 경우 삼성전자 사업부 재편도 생각해볼 수 있다. C애널리스트는 "현재 사업부 체제로는 융합되는 시장을 쫓아가기 힘들다. LCD, 백색가전 등으로 나뉘는 것이 아니라 라이프스타일에 따른 사업부 융합이 뒤따를 것"이라고 전했다.

 

초경량화가 'thin'이라면 반대로 기능의 다양화, 복합화를 의미하는 'rich'를 주장하는 쪽도 있다. 김진형 소장은 "최소한의 통신 기능만을 갖춘 초경량 장비도 의미 있고, 지금 크기를 유지하면서 많은 기능을 갖춘 형태도 가능하다. 이때 전제는 소프트웨어는 어디에서나 다 작동하도록 호환성을 갖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보안 문제를 걱정하는 소비자라면 클라우드컴퓨팅 기반 스마트폰을 꺼릴 수도 있다. 류한석 소장은 "프라이버시와 네트워크 문제 등을 이유로 클라우드컴퓨팅을 바라지 않는 소비자도 분명히 있으므로 씬(Thin) & 리치(Rich), 모두 함께 발전해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HTML5 -웹 문서를 만들기 위한 기본 프로그래밍 언어 'HTML(HyperText Markup Language)'의 최신 규격. 별도의 플러그인 없이 웹 애플리케이션 기능을 구현할 수 있다. 액티브X를 설치하지 않아도 동일한 기능을 구현할 수 있고 특히 플래시나 실버라이트, 자바FX 없이도 웹 브라우저에서 화려한 그래픽 효과를 낼 수 있다. HTML5가 확산되면 휴대용 단말기를 통해 웹을 즐기는 것도 더욱 쉬워질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박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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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휴대폰 부품업체 4인방의 미래

 

피앤텔은 휴대폰 케이스 제조업체다. 삼성전자 휴대폰 케이스의 25% 이상을 납품한다. 휴대폰 케이스를 넘어 신성장동력으로 슬라이드 힌지모듈 등 응용부품사업에도 진출했다. 현재 삼성전자 슬라이드 힌지 부문의 40%를 피앤텔 힌지가 차지한다. 덕분에 매출액도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2868억원으로 2007년 2399억원에 비해 20% 정도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89억원 늘어났다.

 

피앤텔은 2002년 중국 톈진법인을 설립한 데 이어 2008년 제2공장도 준공하는 등 완제품 생산라인을 구축 중이다. 궁극적으로는 '휴대폰 완제품 외주 생산업체'가 되겠다는 꿈을 꾼다. 삼성전자에 휴대폰 케이스와 응용부품을 납품하는 부품업체 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걸 절감한 때문이다. 이를 위해 슬라이드 힌지, 금속소재 케이스 등 주력사업 이외의 아이템으로 영역을 계속 넓혀나가고 있다.

현재 피앤텔은 단순 케이스 생산을 넘어 케이스 형태를 개발할 수 있는 기술력도 갖추고 있다. 자동화된 생산라인을 도입해 사출(주입)과 코팅 공정에 특히 강하다. 덕분에 삼성전자 고급 모델의 케이스는 대부분 피앤텔 몫이다. 특히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피앤텔 케이스는 초호황기를 구가 중이다. 피앤텔은 2002년 1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현재 주가는 7600원대. 지난해 9월 1만4000원 선까지 올랐다가 많이 하락했다. 박원재 대우증권 연구원은 "핸드셋 사업부문 실적 악화 우려로 인해 단가인하 압력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추가적인 수익성 개선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고 말했다.

쉘라인은 삼성전자 등 주요 휴대폰업체에 슬라이드 힌지모듈을 납품한다. 힌지(hinge)란 휴대폰 화면 부분과 자판을 연결하는 부품. 현재 삼성전자 휴대폰 절반가량에 힌지가 들어간다. 2001년 3월 설립 이래 꾸준히 기술개발과 설비투자를 해온 결과 2005년과 2006년 연달아 삼성전자로부터 기술혁신부문 금상을 수상하고 정보통신부문 우수협력사로 선정됐다.

쉘라인은 힌지모듈에서만큼은 최고라고 자부한다. 휴대폰 슬라이드 힌지모듈 관련 등록된 특허권만 해도 총 80건에 달한다. 특허 출원 중인 기술까지 합하면 130건을 훌쩍 넘는다. 쉘라인의 기술력이 좋아지면 자연스레 공급가는 낮아지고, 이는 다시 삼성전자의 원가절감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김도한·이수정 삼성증권 연구원은 "쉘라인은 슬라이드 힌지모듈에서 독보적인 기술력과 제조 양산성을 갖고 있다. 쉘라인을 대체할 수 있는 업체가 단시일 내에 나타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쉘라인을 높이 평가했다.

하지만 쉘라인 경영실적은 높아진 위상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2007년 매출액은 1515억원에서 지난해 1351억원으로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195억원에서 119억원으로 줄었다.
슬라이드폰비중이 감소하면서 힌지모듈 수요가 줄어든 때문이다. 현재 쉘라인 매출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80% 이상이다. 이렇다 보니 쉘라인은 납품선 다변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국내에서는 팬택, KT테크 및 대만 HTC, 중국 ZTE와도 거래를 하고 있다. 앞으로 신규 고객사를 더욱 확대해 삼성전자 납품 비중을 계속 낮춘다는 계획이다.

쉘라인은 2007년 11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현재 주가는 9500원대. 불과 1개월 전만 해도 1만2000원 선까지 회복됐다가 다시 하락한 수준으로, 전문가들은 추가 상승여력이 존재한다고 본다. 김도한·이수정 연구원은 "뚜렷한 경쟁자가 없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실적 악화 가능성보다는, 주요 고객사의 분기별 휴대폰 판매량 증가에 따른 제한적인 수준의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휴대폰 케이스가 주력상품인
인탑스는 이 외에도 프린터 케이스, 휴대폰용 안테나를 제작한다. 지난해 매출액 비중을 살펴보면 휴대폰 케이스 69.6%, 프린터 케이스 5.6%, 금형 및 안테나 4.3%, 국외 생산 매출 및 기타 매출이 24.8%였다. 인탑스 매출의 80%가 삼성전자에 달려 있다. 이는 인탑스를 성장시킨 주요인이었지만, 지금은 인탑스를 위협하는 요소다. 지난해 인탑스 매출액은 2364억원으로 2007년 3670억원에서 3년 내리 감소세를 기록했다.

팍스콘 등 대만의 휴대폰 케이스 제조업체가 저렴한 가격으로 삼성전자에 휴대폰 케이스를 공급하면서 판매량이 줄어든 때문이다. 영업이익률도 2004년 14.2%를 기점으로 점차 하락해 2008년 6.5%로 바닥을 치고 지난해엔 7.8%로 소폭 상승했다. 삼성전자에 휴대폰 케이스를 납품하는 업체는 인탑스를 포함해 총 7개다. 삼성전자 휴대폰 케이스 물량의 25%를 차지하는 인탑스는 피앤텔과 함께 삼성에 가장 많은 물량을 납품하는 '빅2'다. 인탑스가 삼성전자와 거래를 시작한 시기는 84년. 처음엔 유선전화기 부품을 공급했다.

 

95년에는 업계 최초로 ISO 9002 인증을 획득해 삼성전자의 까다로운 품질 및 납품기한을 만족시켰다. 최근에는 원가절감과 단말기 경량화에 기여한 공로로 삼성전자 우수협력사 종합포상에서 금상을 수상했다. 인탑스는 최근 정부 지원으로 마그네슘 케이스 개발을 완료했다. 아이폰이 사용하는 알루미늄 외장에 비해 마그네슘 케이스는 더 가볍고 얇게 만들 수 있는 있는 장점이 있다. 휴대폰 외에 넷북이나 태블릿PC에도 적용 가능하다.

올해 인탑스의 실적은 지난해보다 소폭 상승한 2500억원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다. 박원재 연구원은 "스마트폰 케이스는 일반폰보다 비싸다. 올해 삼성전자는
안드로이드폰 등 스마트폰 판매가 늘 것으로 전망돼 인탑스의 실적도 지난해보다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인탑스는 2002년 2월 코스닥시장에 상장됐다. 현재 주가는 2만원대에 진입했다. 지난 2월 1만6000원까지 하락하면서 최근 1년간 최저 수준을 기록한 뒤 서서히 회복하고 있다.

파트론은 2003년 삼성전기의 유전체(정전기를 가할 때 전기편극은 생기지만 직류전류는 생기지 않게 하는 물질)사업부문을 인수해 시작한 휴대폰 부품업체다. 김종구 대표이사는 삼성전기 부사장 출신이다. 삼성전자 사업부에서 출발한 만큼 지금도 삼성전자 대상 매출이 전체 매출액의 63%를 차지한다. 주요 생산품은 안테나, 카메라모듈, 수정발진기 등. 최근 광마우스, 자기 센서 등으로 영역을 넓혔다. 파트론은 유전체필터,
아이솔레이터, 휴대폰용 안테나 등의 품목에서 국내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이다. 국내시장에서 전체 유전체 필터의 65%, 아이솔레이터의 75%, 휴대폰용 안테나의 35%, GPS 안테나시장의 60%가 파트론 제품이다.

 

일본업체들 일색이던 수정발진기 분야에서도 현재 10%의 점유율을 자랑한다. 전문가들은 "파트론의 강점은 주요 5개 품목에 있어 기술력과 경쟁력을 골고루 확보했다는 것"이라 설명한다. 파트론은 매년 두 자릿수 이상의 매출 성장을 보여왔다. 2007년 691억원, 2008년 1173억원에 이어 지난해는 1921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삼성전자의 휴대폰업황이 지난해보다 개선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올해 매출은 2712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파트론은 최근 마이크로샤인을 인수하며 카메라모듈 사업과 소형 LCD 모듈사업에도 진출했다.

 

한편에서는 마이크로샤인을 인수하며 189억원의 부채와 연대보증을 떠안은 것이 파트론에 리스크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를 하기도 한다.
파트론은 2006년 12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현재 주가는 1만7650원대. 지난해 11월 주가가 1만850원을 기록하며 하반기 내내 1만원과 1만3000원 사이에서 맴돌았으나, 올해 들어 주식 가격이 급격하게 올랐다. 5월 중순에는 한때 주가가 1만9700원을 기록했다. 이준복 토러스증권 연구원은 "시장점유율 1~2위의 제품을 다수 보유하고 있어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밝혔다. [김헌주 기자 윤형중 기자
]

 

 

국내생산으로 세계 최고 기술 자랑

 

시장조사기관인 아틀란트리서치의 조사에 따르면 '스마트폰 구매의 결정적 요인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26.8%가 '기능 및 애플리케이션'이라고 답했다. 2위가 조작성(14.5%), 3위가 제조사(11.6%)다. 전 세계 휴대폰시장 전체를 놓고 보면 삼성전자가 업계 2위지만, 스마트폰에서는 부진했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럼에도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은 하드웨어 부문에서만큼은 최고'라는 평을 받는다. 정말 그럴까?

 

매경이코노미가 전문가 14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삼성전자 피처폰 하드웨어 경쟁력은 10점 만점에 평균 8.5점을 얻었다. 스마트폰의 하드웨어 경쟁력은 10점 만점에 평균 7.5점. 현재 스마트폰 경쟁력이 5~6점밖에 안 된다는 전문가들도 "올해 안에 7~8점까지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내다본다. 뭉뚱그려서는 '하드웨어 부문에서만큼은 최고'라는 평이지만, 구체적인 점수로 들어가면 80점대 초반에 그치는 셈이다.

어쨌든 삼성전자 휴대폰 하드웨어가 훌륭한 것만은 사실이다. 삼성전자의 첫
안드로이드폰인 '갤럭시A'만 봐도 여느 스마트폰보다 월등한 성능과 사양으로 관심을 받았다. 9.3㎝(3.7인치) WVGA 아몰레드플러스를 탑재해 선명한 화질을 만들어냈다. 아몰레드플러스는 기존의 아몰레드와 비교했을 때 반사율이 2배 개선된 디스플레이 방식. 8.8cm(3.5인치) LED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아이폰과 비교하면 화면이 얼마나 선명한지 그 차이를 단번에 느낄 수 있다. 안드로이드폰 최초로 영상통화가 가능하고, 옴니아2에서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감압식(꾹꾹 누르는 식) 대신 정전식 터치 방식(손가락 전기를 통해 작동하는 식)을 탑재했다.

 

국내 출시 한 달 만에 누적판매 15만대를 기록한 갤럭시A는 한국형의 특화된 기능들이 눈에 띈다. 지상파 DMB, 파일 변환 없이 영화 감상이 가능한 디빅스를 지원한다. 특히 6월 내 전 세계 110여개 통신사를 통해 동시 공급되는 '갤럭시S'는 사양 면에서 지금까지 나온 스마트폰 중 최고를 자랑한다. 아몰레드플러스보다 업그레이드된 10.1㎝(4인치)짜리 슈퍼아몰레드(Super AMOLED) 액정을 탑재했고, 두께는 9.9mm로 12mm인 아이폰보다 훨씬 얇다.

 

다만 아이폰은 가장자리를 둥글린 덕분에 12mm라고 느껴지지 않을 만큼 얇아 보일 뿐이다. 갤럭시S의 무게는 118g, CPU속도도 1GHz로 최고 수준이다. CPU속도가 1GHz라는 것은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아이폰(600MHz)보다 게임이나 인터넷을 이용할 때 1.6~1.7배 정도 빠른 속도로 즐길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결합이 얼마나 잘 이뤄지느냐에 따라 처리속도가 달라진다. 갤럭시A가 옴니아에 비해 터치 반응속도를 개선했다고는 하지만 아이폰과 같은 자연스런 터치감을 주지 못하는 이유는 바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결합이 매끄럽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런 개선 작업 없이 CPU속도만 높이면 소비전력만 그만큼 많아질 뿐이다.

이 같은 내용들은 겉단으로 보이는 각종 수치들로는 세계 최고지만 평가는 그리 후하지 않은 결과로 이어진다. 전성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갤럭시S가 9.9mm가 아니라 7mm까지 얇아진다고 해도 아이폰을 사려던 고객들이 갤럭시S를 사지는 않을 것이다. 이미 스마트폰의 마케팅 포인트가 하드웨어 스펙을 넘어섰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다"라고 전했다.

하드웨어 경쟁력 원천은?

삼성전자가 갤럭시S와 같은 최고 사양 스마트폰을 내놓을 수 있는 배경은 다른 스마트폰 경쟁사와 달리 제조업 기반으로 성장했기 때문이다. 프리미엄 피처폰부터 중저가 제품까지 라인업이 다양한 기술력과 경험을 무시할 수 없다. 오세준 한화증권 연구원은 "기존의 피처폰시장에서 하이엔드 제품에 쓰였던 하드웨어 기술은 스마트폰과 크게 다르지 않다.
노키아가 중저가시장을 공략해 높은 시장점유율을 가져가고 있었다면 삼성은 일찍이 프리미엄시장에서 성장세를 보였다. 피처폰에서 가지고 있던 기술이 현재 스마트폰 사양을 최고로 내놓을 수 있는 발판이다"라고 설명했다.

피처폰에서만큼은 시장의 요구보다 한 발 앞서 대응해왔던 것도 주효했다. 2008년 대부분의 단말 제조사들이 터치 패널의 성공 여부를 의심하고 있을 때 삼성이 가장 먼저 터치폰을 시장에 선보였다. 스마트폰이 대중화되기 전까지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한 삼성은 스마트폰에 집중하기보다 피처폰에서 프리미엄급인 터치폰의 비중을 크게 높였다. 결과적으로 스마트폰시장 대응에는 늦어졌지만 프리미엄폰으로서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향후 하드웨어 생산 전략은?

물론 프리미엄폰 중심 전략은 이제까지는 성공했을지 모르지만 앞으로는 수정돼야 할 전략이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비중을 대폭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과 일반 피처폰 생산 비중을 어떻게 가져가야 할까. 삼성전자는 올해 스마트폰과 피처폰의 출시 비중을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휴대폰시장의 트렌드가 스마트폰으로 흘러가고 있는 만큼 적극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피처폰 대비 스마트폰의 출하량은 20% 수준이지만 5년 후 50%까지 오를 전망이다. 게다가 스마트폰은 제조사 입장에서도 피처폰보다 이익을 30~40% 더 낼 수 있어 매력적인 시장이다. 전문가들은 국내의 경우 스마트폰 출시 비중을 국외보다 높게 가져가야 한다고 조언한다. 국내에서의 비중은 5:5, 개도국 시장상황을 고려해 전 세계적으로는 일반 피처폰과 스마트폰 비율을 6:4 정도로 하는 게 좋다는 것. 일부 전문가들은 향후 5년 국내 스마트폰 비중을 70%로 대폭 늘려야 한다고도 주장한다.

삼성 휴대폰의 역사 -통화품질-경량화-슬림화 주도

삼성전자 휴대폰 역사는 24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삼성전자는 86년 국내 최초로 자체 개발한 카폰 SC-100모델을 출시했다. 88년에는 올림픽에 맞춰 자체 개발한 휴대폰 SH-100을 선보인다. 이때까지만 해도 국내 휴대폰시장은 모토로라 등 외산 휴대폰이 주류를 이루고 있었다. 90년대 들어 역전의 계기가 찾아온다. '한국지형에 강하다'는 광고 카피가 일등공신. 산악지대가 많은 한국지형에 적합해 언제 어디서나 통화상태가 양호하다는 뜻을 담아 브랜드명도 '애니콜'이라고 붙이고 크게 한방을 날렸다. 93년 출시된 SH-700은 개발자들이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며 통화상태를 점검하고 다닌 결과물이었다.

 

휴대성을 높이기 위해 기존의 모든 부품을 소형화했고, 크기는 줄었지만 870kg의 하중을 견딜 만큼 충격에는 강해졌다. 삼성전자는 SH-700을 한국형 휴대폰 프로젝트의 첫 번째 결실로 꼽는다. 94년부터 삼성전자 휴대폰의 국내시장 점유율이 눈에 띄게 상승한다. 마케팅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기술력보다는 마케팅의 승리라고 평가한다. 실제로 산악지대에서 잘 터지는 통화품질을 자랑했다기보다 애니콜이라는 브랜드명과 광고카피, 튼튼해 보이는 디자인의 삼박자가 잘 맞았던 것. 94년 말 점유율 30%를 넘기고 95년 7월 점유율 50%을 기록하며 업계 1위로 뛰어올랐다. 반면 80년대를 장악했던 외산 휴대폰은 10% 수준의 점유율로 시장에서 밀려났다.

90년대 후반 휴대폰시장에서 '경량화 경쟁'이 시작됐다. 삼성전자는 98년 3월 CDMA 방식으로는 세계 최초로 무게 100g대의 벽을 깨고 SPH-4100을 내놓았다. 제품 출시 후 불과 2개월 만에 77g짜리 SPH-6310도 나왔다. 2000년대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산 휴대폰이 세계시장에 등장해 컬러 LCD, 카메라, 벨소리, 디자인 등에서 제품을 차별화하며 휴대폰의 트렌드를 주도했다. 삼성전자는 2002년 세계 3위, 2007년 세계 2위에 오르며 글로벌시장을 장악해 나갔다. 2000년 이후 삼성은 경량화에 이에 초슬림화에 주력한다.

 

2001년 6월 1cm 미만의 9.8mm 휴대폰 개발에 성공한 것을 시작으로 2007년 8.9mm 두께의 카드폰, 5.9mm의 울트라 에디션 5.9를 차례로 선보인다. 특히 8.9mm짜리 카드폰은 2006년 미국 타임지가 선정한 '꼭 가져야 할 제품'에 꼽히기도 했다. 대중적으로 성공한 폰은 아니지만 기술력을 증명하는 의미 있는 시도도 몇 차례 있었다. 99년 출시한 손목시계형 휴대폰이 대표적. 500만화소가 넘는 카메라폰도 몇 차례 출시해 관심을 모은 적도 있다. [정고은 기자]

 

 

 

삼성전자 휴대폰 전략 제대로 가고 있나

 

애플 아이폰이 국내에 들어와 스마트폰시장을 휩쓸면서 '삼성전자 휴대폰 전략이 잘못된 것 아닌가' 하는 지적의 목소리가 비등했다. 스마트폰 전략이 잘못됐다는 것은 당장 휴대폰시장 주류로 떠오른 스마트폰시장에서 고전하는 데 멈추지 않는다. 융복합화 시대의 핵심이 될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한 각종 무선통신기기' 전략이 제대로 된 방향을 찾아갈 것인지 여부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결국 삼성전자 휴대폰 전략, 더 나아가 스마트폰 전략은 향후 5년 뒤 삼성전자 경쟁력을 가늠할 중요한 잣대가 될 수 있다.

 

삼성전자 휴대폰 전략은 크게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로 나눠볼 수 있다. 하드웨어 측면에서는 '지금까지도 잘해왔고, 현재의 전략도 그리 틀리지 않아 보인다'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삼성전자 하드웨어 전략은 '철저한 자체생산'이다. 현재 삼성전자는 국내 구미공장을 비롯해 중국(선전·톈진·후이저우), 베트남, 인도, 브라질 등 총 7개 공장에서 삼성전자 마크를 단 휴대폰 전량을 생산한다. 생산 비중은 국외가 좀 더 높다. 국내에서는 주로 스마트폰을 비롯한 고가폰을 국외 공장에서는 저가 피처폰을 주로 생산한다.

이 같은 '자체생산 전략'은 글로벌 휴대폰업체들이 위탁생산을 늘려가는 트렌드와는 정반대 양상이다. 올 초 안승권 LG전자 MC부문(Mobile Communication) 사장은 "휴대폰사업에서 OEM 비중을 계속 늘려갈 것"이라 밝혔다. 글로벌 선두업체들도 비슷한 전략이다. 본사는 R & D에 집중하고, 제조는 아웃소싱하는 게 대세다.
노키아만 하더라도 원가절감을 하겠다며 일부 저가 단말기는 중국에서 아웃소싱하기 시작했다. 에릭슨과 모토로라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다. 기존 생산공장을 각각 플렉스트로닉스와 셀레스티카에 매각하고 본사는 R & D와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는 상황이다. 제조기반이 없는 애플과 구글 역시 대만에서 위탁생산한다.

'스마트폰은 아웃소싱 필요' 주장도

14명의 애널리스트와 IT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무려 10명이 '자체생산 전략이 옳다'라고 답했다. 전성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삼성전자는 제조업이 기반이기 때문에 직접 생산하는 것이 유리하다. 특히 주요 부품이 수직계열화돼 있어 자체생산하는 편이 아웃소싱보다 원가경쟁력에서도 좋다"고 설명한다. 예를 들어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를 통해 패널을 공급받고,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로부터 최고 사양 반도체를 빠르고 값싸게 공급받을 수 있는 식이다. 최근에는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Application Processor) 경쟁력도 글로벌 1위에 올랐다. AP는 휴대폰, 스마트폰, 디지털 TV에 사용되는 비메모리반도체로 컴퓨터로 치면 중앙장치(CPU) 역할을 하는 부품이다.

단순히 수직계열화돼 있을 뿐 아니라 생산라인이 최적화돼 있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경쟁력이다. 윤정호 로아컨설팅그룹 이사는 "삼성전자의 경우 부품 하나를 바꿔 시장에 내놓는 데 2~3개월이면 충분하다. 부품 공정라인이 복잡한 다른 제조사는 2~3년이 걸릴 수도 있다"고 사정을 전했다. 김종대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조금 다른 근거를 내세운다. "솔직히 하드웨어로 차별화할 수 있는 여지가 크지 않고 부가가치도 높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소프트웨어로 차별화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낮은 상황에서 하드웨어로라도 차별화를 꾀할 수밖에 없다. 그나마 스마트폰은 PC나 노트북에 비해 하드웨어로 차별화할 수 있는 여지가 많은 제품이다."

게다가 최근 세계 최대 OEM 전문업체면서 애플 등에 납품하는 폭스콘의 연쇄 자살사건에서 볼 수 있듯, 아웃소싱 리스크도 만만치 않다. 반면 자체생산을 하면 품질관리와 리스크관리가 비교적 용이할 수 있다. 물론 그렇다고 삼성전자 하드웨어 전략이 완벽한 것은 아니다. 사양별로 나눠 저가폰의 경우는 아웃소싱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라 보는 전문가도 있다. 심지어 A애널리스트는 "스마트폰
라이프사이클이 점점 짧아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품질 자체가 경쟁력이 되는 시대는 지나가고 있다.

 

또 아웃소싱 품질도 최근 상당 수준에 올라와 있어 직접 제작과 큰 차이가 없을 정도다. 하드웨어를 직접 만든다는 게 차별화 요소가 되기 어렵다. 아웃소싱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부 다른 의견이 있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하드웨어 전략이 '맞아 보인다'는 데 의견이 모아지는 반면, 소프트웨어와 관련한 평은 극명하게 엇갈린다. 단적으로 삼성전자가 애플, 구글, MS 등이 줄줄이 휴대폰 운영체제(OS)를 내놓는 것에 자극받아 선보인 자체 OS '바다'에 대한 인식이 하늘과 땅 차이다.

'바다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가'란 질문에 답한 11명 중 '지금은 미흡하지만 잠재 가능성이 높은 소프트웨어'라고 긍정적으로 답한 전문가가 5명이다. 정반대 평가를 한 전문가가 6명으로 더 많다. 3명이 '애플 OS와 경쟁력 차이가 상당해 향후 몇 년 내 따라잡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낙관적이지 않은 답변을 내놨다. 3명은 한술 더 떠 '무늬만 OS일 뿐 시장성이 없다'고 답했다. 비록 바다의 현재가 그리 긍정적이지는 않지만, '바다를 내놓은 전략은 옳다'는 데 다들 동의한다. 10명이 '바다를 출시한 것은 소프트웨어 전략 측면에서 옳은 방향'이라고 답했다.

'삼성전자가 하드웨어 경쟁력에 비견했을 때 다소 우스워 보이는 OS 바다를 내놓지 않을 수도 없었을 것'이라는 해석도 뒤따른다. 박영주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옳고 그름을 떠나 독자 OS를 갖지 못하면 '판매력'을 완전히 상실할 수도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독자 OS 출시를 선택했을 것"이라 분석했다.

'바다 시장성 없다' 의견 많아

왜 전문가들이 '바다 출시 전략'을 지지하는 것일까? 융복합화 시대에 바다가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실제 일각에선 바다가 스마트폰보다도 스마트TV를 겨냥한 OS가 아닐까 하는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전문가 중 10명이 '바다가 향후 스마트TV에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삼성전자 역시 바다가 스마트폰에서 뒤처진 경쟁력을 디지털가전에서 회복할 수 있게 도와주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삼성이 생산하는 TV, PC, 냉장고, 에어컨 등의 가전을 바다 플랫폼을 기반으로 통합 제어할 수 있게 되면 시장 수요가 폭발적으로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더 나아가 이를 기반으로 '휴대폰 제조업체 중 하나'에서 '무선산업의 리딩업체'로 발돋움할 수 있다는 청사진도 그리는 중이다.

이종근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최근 애플과 구글이 스마트TV사업에 뛰어들어 삼성과 LG전자가 1, 2위를 다투고 있는 TV시장에 위협을 주고 있다. 삼성전자가 가전에서 지금과 같은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플랫폼과 소프트웨어를 등한시할 수 없다"라고 얘기했다.

김중태 IT문화원 원장도 "세계 가전시장에서 차지하는 삼성의 비중이 상당히 크기 때문에 바다로 운영 시스템을 통합하면 상당한 파급력과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 전망한다. 삼성전자가 그리고 있는 'PC-TV-스마트폰의 화면을 공유하는 3스크린 전략(PC, TV, 스마트폰 화면이 똑같이 연동되는 것)'을 실행하기 위해서도 바다 플랫폼은 필수적이다.

관건은 삼성전자의 소프트웨어 역량 강화다. 전문가들은 소프트웨어 부문 R & D, 인력, M & A에 대한 투자가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조성은 KB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삼성전자가 반도체, LCD에 투자하는 수준의 금액을 투입해 소프트웨어기업을 인수합병하거나 연구개발 투자를 단행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실제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경쟁력 있는 소프트웨어업체나 대형 인터넷기업을 인수할 것이란 소문이 끊이지 않는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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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저가폰은 ‘바다OS’로 간다

 

 

지난 5월 24일 삼성전자는 독자 모바일 플랫폼(잠깐용어 참조) '바다'를 탑재한 스마트폰 '웨이브'를 마침내 유럽시장에 선보였다. 삼성이 지난해 12월 자체 플랫폼 바다를 제작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6개월 만에 시장에 내놓은 결과물이다. 삼성 측은 자체 제작 플랫폼인 바다를 발표하면서 바다를 안드로이드, 윈도모바일 등에 버금가는 멀티 플랫폼 중 하나로 만들겠다는 전략을 공표했다. 삼성이 내놓은 독자 플랫폼 바다는 과연 어느 정도 경쟁력이 있을까?

일부 전문가들은 삼성이 하드웨어 전문업체이기 때문에 삼성의 플랫폼이나 소프트웨어 제작 능력에 의문을 제기한다. 지난해 11월 아이폰 국내 출시로 스마트폰시장에서 충격을 받은 삼성이 급하게 플랫폼 제작에 나선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홍준성 삼성전자 미디어솔루션센터 상무는 "2008년 미디어솔루션센터를 설립한 후 플랫폼과 소프트웨어 개발을 위해 노력해왔다. 바다는 단기간에 만든 급조물이 아니다"라고 반박한다.

이처럼 삼성이 주전공이 아닌 분야에서 독자 제작에 뛰어든 이유는 플랫폼이 스마트폰 경쟁력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애플과 구글의 최대 강점은 자체 플랫폼을 기반으로 콘텐츠-애플리케이션 유통시장-단말기로 연결되는 모바일 생태계를 구축했다는 사실. 애플과 구글의 스마트폰 사용자는 각자의 앱스토어에서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받고 수시로 무선망에 접속해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다.

모바일 생태계는 규모의 경제가 작동하기 때문에 이용자가 많아질수록 사용할 수 있는 콘텐츠가 풍부해진다. 이미 애플 앱스토어에는 18만5000개의 애플리케이션이 등록돼 있으며, 다운로드 횟수는 40억회를 돌파했다. 결국 모바일 생태계의 기반이자 콘텐츠 제작의 표준이 되는 플랫폼과 콘텐츠 확보가 업계의 장기적인 생존을 위한 필수 요소로 떠올랐다. 더욱이 구글과 애플이 자신들의 플랫폼을 바탕으로 한 TV시장 진출까지 공언한 상황에서 삼성전자는 한시바삐 자체 플랫폼 제작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했고, 그 결과물이 바로 '바다'다.

개발자 끌어들이기가 관건

이처럼 급하게 개발한 바다지만, 삼성전자는 바다 개발을 통해 자체 모바일 생태계를 구축했다는 데 의미를 둔다. 전문가들도 '삼성전자로서는 바다와 같은 운영체제(OS) 하나는 갖고 있는 게 맞다'는 데 의견을 같이한다. 전성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바다는 아직 미흡하지만 제조업체인 삼성이 첫 자체 플랫폼을 보유하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초기 플랫폼의 기술적 완성도는 큰 의미가 없고, 향후 독자적인 비즈니스모델에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을 끌어올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다는 데 의의를 둬야 한다"고 평가했다.

결국 바다는 바다 자체로 끝나는 게 아니라 바다를 기반으로 한 삼성앱스 서비스를 구축하는 게 궁극적인 목표다. 삼성전자는 삼성앱스를 세계 80여개국으로 확대해 콘텐츠를 유통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현재 삼성앱스는 10여개국에 서비스를 제공하며, 1500~1600개의 애플리케이션이 유통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이처럼 거대한 그림을 그리고 있지만 일각에선 삼성전자 측이 애플리케이션이나 콘텐츠 개발자들을 끌어올 유인이 없다는 점에서 삼성앱스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내비친다. LG전자의 한 엔지니어는 "삼성 바다폰이 많이 깔린다고 해서 개발자들이 자동으로 따라오지는 않을 것이다. 현재 안드로이드 앱스도 활성화가 안된 상황인데, 심지어 바다폰은 더하지 않겠나"라고 꼬집었다.

실제 삼성전자는 바다 기반 콘텐츠를 활성화하기 위해 30억원 이상의 상금으로 '바다 개발자 챌린지' 콘테스트를 여는 등 부산을 떨고 있지만 결과는 미지수다. 김중태 IT문화원 원장은 "콘텐츠는 단발성 행사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들의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다"고 지적했다. 소프트웨어 개발자들 입장에서는 이미 사용자들이 많은 플랫폼으로 쏠릴 수밖에 없다. 소프트웨어는 OS를 포함한 플랫폼을 기반으로 만들어진다. 같은 내용의 소프트웨어라도 다른 플랫폼에서 운영하기 위해서는 처음부터 새로 제작해야 한다.

개인 애플리케이션 개발자 최진영 씨는 "아이폰용 애플리케이션을
안드로이드폰용으로 바꾸기 위해서도 시간이 상당히 걸린다. 제작자 입장에서는 이미 많은 사용자들이 참여하는 플랫폼에 참여할 수밖에 없다. 바다까지 갈 여력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런 이유로 업계에선 바다를 안드로이드와 윈도모바일의 대항마가 아닌, 중저가 스마트폰용 OS로 보고 있기도 하다. 삼성전자 또한 바다가 중저가 제품에 장착되면서 스마트폰 대중화를 앞당길 것이라고 보고 있다. "바다 플랫폼은 중고등학생에게 부담 없는 대중적 스마트폰에까지 탑재될 예정이다. 다양한 가격대의 스마트폰을 공급해 스마트폰 대중화에 기여할 것이다"라는 홍준성 상무 얘기는 이 같은 추측을 뒷받침한다.

이와 관련 업계에선 삼성전자 측이 아예 바다를 활용한 중저가형 스마트폰으로 기존 피처폰(잠깐용어 참조)을 대체하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본다. 김중태 원장은 "삼성이 북미와 유럽 스마트폰시장 진출에는 늦었지만, 중국·인도·동남아 시장만 해도 30억인구가 넘기 때문에 중저가 스마트폰으로 시장을 공략할 여지가 있다. 이들 시장에서는 저가형 안드로이드폰과 바다폰이 경쟁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바다폰이 피처폰을 대체하는 중저가형 스마트폰시장에서는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바다를 중심으로 한 스마트폰 OS와 관련해 삼성전자가 가장 많이 받고 있는 시선은, 소프트웨어 우위 시대에 하드웨어 업체로서 성장해온 삼성전자의 한계다. 최성제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의 경쟁력은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에 있다. 삼성전자는 아직까지는 스마트폰 구동 속도나 아몰레드 화면을 강조하는 등 하드웨어업체 시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실제 애플은 단 한 종류의 아이폰으로도 스마트폰시장을 석권했지만, 삼성은 옴니아, 갤럭시 시리즈에 바다폰인 웨이브까지 내놓고도 열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홍준성 삼성전자 미디어솔루션센터 상무 -삼성 모바일 플랫폼 바다의 강점은 무엇인가.

바다는 고급사양부터 대중적인 단말기까지 다양한 제품에 적용이 가능하도록 구성돼 스마트폰 대중화에 기여할 전망이다. 특히 가격경쟁력이 높은 대중형 스마트폰시장이 급속도로 확대될 전망이기 때문에 바다 플랫폼은 애플리케이션 제작자들에게도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일부 시장에서 돌고 있는 '바다 외주제작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바다 플랫폼은 삼성전자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이 수년간 노력해 만든 플랫폼으로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국내외 업체들과 협력해 제작했다. 100% 독자기술로 만들지는 않았지만 기술의 융합과 협력은 글로벌 트렌드이므로 이를 '외주제작'으로 보는 것은 무리다.

바다가 저가용 스마트폰을 위한 플랫폼이라는 시각이 강하다.

삼성전자는 멀티 플랫폼 전략으로 스마트폰시장에 대처하고 있다. 이 중 바다는 고급사양과 중저가형 스마트폰에 모두 탑재될 예정이고, 특정 스마트폰을 위해 만든 플랫폼이 아니다. 6월 중 출시할 바다폰 웨이브는 대표적인 고급사양의 스마트폰이다.

바다 플랫폼용 콘텐츠 확보전략은 무엇인가. 무엇보다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끌어모을 방안이 필요해 보인다.

삼성전자는 풀터치폰 생산 세계 1위로 향후 많은 휴대폰이 바다를 탑재해 판매될 예정이다. 바다폰의 사용자가 늘면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에게는 비즈니스 기회가 생긴다. 또한 바다 개발자 웹사이트(developer.bada.com)를 통해 개발자를 지원하는 등 개발자 친화적인 모바일 생태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30억원 이상의 상금으로 진행하는 '바다 개발자 챌린지' 콘테스트도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끌어오기 위한 방편이다. 

모바일 플랫폼(Mobile Platform) -소프트웨어를 구동시키는 데 기초가 되는 시스템 환경으로 운영체제와 미들웨어를 포괄하는 개념이다.
피처폰(Feature Phone) -모바일로 웹에 접속하는 스마트폰과 대비되는 개념으로 전화를 하고 받는 기능만을 갖춘 휴대폰이다.
[김병수 기자.윤형중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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